재단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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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전시해설사 2기 양성과정 기본교육' 현장 후기에 이어 교육생 수기를 전합니다.
해설이란 '맥락을 연결하는 일'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3년 동안 전시해설사로 활동해 온 저에게 이번 기본교육은 초심으로 돌아가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동안 '틀리지 않게 전달하는 것'에만 집중하며 해설해 온 건 아닌지 스스로를 돌아보았습니다.
해설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게 아니라 관람객이 스스로 생각하도록 돕는 과정이라는 점이 크게 와닿았습니다. 프리만 틸튼이 제시한 해설의 여섯 가지 원칙을 배우며 해설의 방향을 정리할 수 있었고, 앞으로 어떤 해설사가 되어야 하는지 분명히 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노무현 대통령의 생애를 정리해 준 학예연구사님 강의가 인상 깊었습니다. 전시물 하나하나를 설명하는 게 아니라 노무현이 살아낸 시대 그리고 노무현의 삶과 선택을 큰 흐름으로 연결해 주었는데, 머릿속에 개별로 흩어져 있던 사건이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졌습니다. 해설이란 이처럼 '맥락을 연결하는 일'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진심 어린 설명을 듣는 내내 울컥할 만큼 감동 받았는데, 다음에는 더 길게 더 깊이 들을 기회가 있길 기대합니다.
이번 교육을 통해 '잘 설명하는 해설사'가 아니라 '의미를 연결하고 생각을 남기는 해설사'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더 많이 말하는 해설사가 아니라 더 잘 듣고, 더 좋은 질문을 던질 수 있는 해설사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다시 방향을 잡을 수 있었음에 감사드리며, 관람객 한 분 한 분을 진심을 다해 만나겠습니다.
글 성향미(노무현전시해설사 1기)
마음가짐을 잘 가다듬는다면,
그 어떤 사람 앞에서도 열린 마음으로 해설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22년 대통령선거 이후 묘한 상실감에 시달리고 있을 때, 재단에서 보내온 '노무현전시해설사 1기 양성과정' 소식이 나를 봉하마을로 이끌었다. 전시관에 모인 사람들이 띠었던 반짝이는 눈빛 그리고 그 눈빛에 담긴 설렘이 내 지친 마음을 위로해 주었다.
우리는 봄의 길목에 만나 주말마다 교육을 받았다. 벚꽃이 다 지고 난 뒤에야 과정이 마무리되었다. 긴장되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교육과 실습을 이수하고 나니 '전시해설사 조미영'이 새겨진 명찰이 주어졌다.
그렇게 시작한 노무현전시해설사 활동은 만 3년 동안 이어졌다. 나는 수많은 사람에게 '인간 노무현'을 소개했다. 그 과정에서 전시해설사 명찰이 지닌 무게와 책임감을 배웠다. 그리고 올해 2월, 전시해설사 1기 활동을 매듭 짓고 2기를 키워내는 과정이 시작되었다. 노무현을 공통분모로 하는 새로운 인연들이 모인 것이다.
저마다 노무현과 얽힌 소중한 사연을 지니고 있을 것이다. 임철우 작가가 쓴 '봄날'을 감명 깊게 읽고 광주에 꼭 가보고 싶었던 나는 2002년 봄 입석 기차를 타고 처음 광주를 찾았다.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그는 그때 그곳에서 경선을 치르며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었다. 내가 처음 노무현을 만난 순간이었다.
그 이후 노무현은 내 인생에 중요한 인물로 자리 잡았다. 마음이 힘들 때면 봉하마을을 찾아가는 것으로도 큰 위로를 받았다. 전시해설사가 되어 노무현기념관을 관람하는 누군가에게 짧은 시간이나마 이정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긴장되지만 참 감사하다.
이번 기본교육 때 노무현 대통령의 일생을 책 한 권으로 정리한 자료를 받았다. 대통령의 일생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두어 무척 반가웠다. 지난 3년간 해설사로 활동하며 궁금했던 점은 물론 그 이상의 깊이 있는 내용이었다. 수업을 듣는 내내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자료를 살펴보았다. 잘 짜인 자료집과 표준대본을 받았으니, 이제 해설사로서 마음가짐만 잘 가다듬는다면 그 어떤 사람 앞에서도 열린 마음으로 해설할 수 있을 것 같다.
두 번째 기본교육과 실습을 거치며 초심을 다져본다. 꽉 찬 이틀 동안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하며 인연의 소중함을 느꼈고, 2022년 봄날을 함께한 이들을 그리워하는 마음도 스쳐 지나갔다. 양성과정을 위해 애써주신 직원 여러분께 감사를 전하며, 실습을 무사히 마친 뒤 노무현전시해설사 2기가 된 멋진 나를 상상해 본다.
글 조미영(노무현전시해설사 1기)

친절하고 깊이 있는 해설사로 거듭나고 싶습니다
퇴직 후 어떻게 하면 사회에 기여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에 '노무현전시해설사 2기 양성과정'이 있으니 신청하라는 문자를 받았다. 내가 가장 존경하고 사랑하는 대통령님이 걸어간 삶, 꿈꾸셨던 사람사는 세상을 다른 분들에게 설명할 수 있다는 생각에 주저 없이 신청했다. 며칠 후 양성과정 참여자로 선정되었다는 문자를 받았는데, 마음이 설레고 기분이 너무 좋았다.
기다린 날이 되어 봉하마을로 가는데 여러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대통령과 특별한 인연은 없지만, 동시대를 살아오며 1987년 6월 항쟁 그리고 국회의원,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을 위해 노력한 일들이…. 첫째 날에는 전시해설사로서 갖춰야 할 지식뿐만 아니라 '대통령 노무현, 시민 노무현 그리고 봉하마을' 강의를 통해 기념관에 담긴 철학을 체득했다.
둘째 날, '마지막 비서관'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이 '대통령의 꿈, 국가균형발전의 꿈 특강'을 해주었다. 가까이서 모신 분을 통해 대통령의 평소 생각을 들을 수 있어 너무 좋았다. 이어서 참여자들과 분임을 이루어 토의하고, 관람객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는 방법 그리고 예상 질문에 대응하는 방법을 익힘으로써 실전 감각을 키울 수 있었다.
내용에 비해 시간이 촉박하고, 연습 시간이 짧아 아쉬운 점이 많았다. 하지만 전시해설의 방향을 알려준 유익한 시간이었다. 친절하고 깊이 있는 해설사로 거듭나 기념관을 찾는 분들이 전시에 담긴 뜨거운 진심을 느끼실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글 박재환(노무현전시해설사 2기 양성과정 참여자)
그 자리에 내가 서 있다고 상상해 보니 떨리지만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한 해에 두세 번 봉하마을을 방문한다. 때로는 날씨 좋은 주말 드라이브 코스로, 때로는 봉하음악회 관중으로. 멀리 있는 부모님 묘소를 찾는 대신 노무현 대통령 묘역을 찾아 걷고 또 생각했다. 재단에 후원금을 내는 일 이외에 이렇다 할 역할을 하지 않던 나는 노무현전시해설사 2기 양성과정 안내 문자를 받고 '더 늦기 전에 봉사활동에 참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2월 21일 교육 1일 차. '전시해설사가 안 되더라도 교육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생각하며 집을 나섰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설렘은 좋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을 잘 모르는 내가 참여해도 되는지 걱정되기도 했다. 같은 모둠에 1기 해설사가 세 분이나 계셨다. 이미 3년간 해설사로 활동했는데도 기본교육에 열심히 참여하고, 새내기의 하찮은 질문에 성실히 응대해 주었으며, 겸손하면서도 전시해설사라는 역할에 자부심이 컸다. 재단 직원들도 전시해설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우리의 자긍심을 끌어올리고자 노력하였고, 교육자료를 통해 정확한 정보를 주려고 노력한 흔적이 엿보였다.
2월 22일 교육 2일 차. 집을 나서는 발걸음이 무겁다. '괜히 신청했나?' 살짝 후회가 된다. 교육이 끝난 뒤 해설사로 선정되면 내가 직접 전시해설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더럭 겁이 났다. '내가 잘할 수 있을까?' '노무현 대통령께 누를 끼치는 것은 아닌가?' '관람객이 내가 모르는 것을 질문하면 어쩌지?' 걱정이 걱정을 불렀다.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의 강의가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한 추억을 이야기하고, 대통령이 봉하마을에 돌아와 하고 싶어 하신 일들을 이야기한다. 이야기를 들으며 생각했다. 지금 노무현 대통령이 살아 계신다면 무엇을 하고 있을까? 민주주의를 더 깊이 뿌리내리도록 애쓸 것이고, 사람사는 세상이 더 넓게 펴지도록 오늘도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대중에게 연설하고, 글을 쓸 것이다. 나는 나의 자리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8전시실 '대통령의 귀향' 영상 속 노무현 대통령이 어린 학생들에게 '작은 일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하신 말씀이 떠오른다. 그래, 전시해설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야. 공부하고 조금만 노력하면 잘할 수 있어. 김기도 학예연구사가 이끄는 대로 전시실을 둘러본다. 이전에는 관람객 입장에서 노무현기념관을 둘러보았다면, 오늘은 학예연구사가 있는 자리에 내가 서 있다고 상상하며 전시실을 둘러본다. 떨리지만 가슴이 벅차오른다.
나는 무슨 용기로 노무현전시해설사를 하겠다고 자처했을까? 나는 노무현 대통령의 꿈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고 싶다. 사람사는 세상을 꿈꾸고 우리가 함께하면, 그런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희망을 주신 분이니까. 그러려면 그분 말씀대로 내가 깨어있는 시민이 되어야 한다. 힘을 발휘하는 조직을 꾸려서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최후의 보루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나는 자신이 없다. 너무 큰일 같고, 내가 할 수 없는 일 같다. 하지만 전시해설사는 할 수 있다. 일단 이거부터 하자.
글 이미리암(노무현전시해설사 2기 양성과정 참여자)
편집 조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