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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소식

소외된 사람들의 친구, 초선의원 노무현을 연극으로 만나다

연극 ‘초선의원’ 제작자 오수현·오세혁

by콘텐츠팀 · 2022.7.22.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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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회는 더불어 사는 사람 모두가 먹는 것 입는 것 이런 걱정 좀 안하고 더럽고 아니꼬운 꼬라지 좀 안보고 그래서 하루하루가 좀 신명나게 이어지는 그런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 1988.07.08. 제142회 임시국회 첫 대정부질의에서 

얼마 전 서울 대학로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초선의원 시절을 그린 연극 ‘초선의원’이 공연됐습니다. 재단 콘텐츠팀도 ‘노무현 의원’이 재현된 모습을 보고자 극장을 찾았습니다. 평일 낮 시간에도 객석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이 빼곡하게 들어차 연극에 대한 사람들의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이러한 호응에 힘입어 ‘초선의원’은 올가을 문을 여는 노무현시민센터에서도 공연할 예정입니다. 이번 민들레에서는 연극을 만든 극단 ‘웃는 고양이’ 오수현 대표와 극본을 쓴 오세혁 작가를 만나봤습니다. 


연극 초선의원을 만든 오수현 대표()와 오세혁 작가()

안녕하세요. 먼저 독자님들을 위해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오수현(이하 수현): 안녕하세요. 저는 중·고등학교에서 아이들 가르치는 일을 25년쯤 하다가 일찍 명예퇴직을 했습니다. 젊어서부터 연극을 좋아해 ‘웃는 고양이’라는 극단을 만들고, 연극 ‘초선의원’까지 만들게 되었습니다.

오세혁(이하 세혁): 오수현 대표의 제안을 받아 연극 ‘초선의원’의 극본을 만든 작가 오세혁입니다. 현재 연극과 뮤지컬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네버엔딩플레이’라는 공연 제작사의 대표이기도 합니다.

연극 ‘초선의원’은 어떻게 만들게 되었나요?

세혁: 노무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난 후 그분에 관한 연극이 많이 나왔었어요.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대통령의 비극적 죽음을 다룬 극이 대부분이어서 슬프더라고요. 언젠가 이분의 가장 빛났던 시절에 대한 연극을 만들어 사람들이 기억하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는 그게 초선의원 시절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러던 중 오수현 대표가 찾아왔어요.

수현: 처음 연극을 기획할 때 주변 사람들의 많은 의견이 있었어요. 주로 대통령이 되고 난 후의 이야기였죠. 그런데 저는 대통령이 된 후의 이야기는 연극으로 올리기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오세혁 작가에게 생각을 물어보자 초선의원 때 이야기를 하면 어떻겠냐 하더라고요. 생각이 딱 맞은 거죠. 그 뒤는 일사천리였어요. 

연극 ‘초선의원’ 공연 중 노무현 변호사를 재현한 ‘최수호 변호사’가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

1988년, 우리나라 역사 처음으로 5공 청문회가 전 국민에게 tv로 생중계 됐어요. 두 분은 그때의 기억이 있었을까요?

수현: 당시 5공 청문회는 대부분의 국민들이 다 봤을 거예요. 시청률이 80%에 달할 만큼 관심이 높았죠. 저 또한 청문회를 보면서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 가슴을 치면서 청문회를 봤어요. 6월 항쟁을 거치며 민주화가 되어가고 있는 과정이었지만, 역사가 쉽게 바뀌긴 어렵겠구나 생각했던 기억이 남아 있어요.

세혁: 저는 그때 초등학생이었던 터라 청문회에 대한 기억은 없어요. 88올림픽의 기억은 강렬하게 남아 있었죠. 신기한 건 그때 전 국민이 분노하고 우리 역사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는데, 저는 올림픽을 보며 우리나라가 정말 선진국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제가 그때 겨우 8살이었으니까요. ‘초선의원’을 준비하면서 올림픽을 보는 동안 다른 쪽에서는 심각하고 무서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었구나....그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노무현 대통령의 삶을 연극으로 만들며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무엇일까요?

세혁: 처음 초선의원 이야기를 기획할 땐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청문회 스타’ 이야기로 접근했어요. 그런데 대통령의 행적을 찾아보면서 궁금증이 생기더라고요. 사법고시 합격후  학생과 노동자를 지켜주던 노무현 변호사는 왜 국회의원이 되려고 했을까? 그리고 어떻게 대통령까지 꿈꾸게 되었을까? 그런 고민을 하다 보니 노무현 변호사가 자신의 궁금증을 따라가는 과정을 이야기로 만들게 되었어요.

수현: 초선의원 노무현은 국회 안에서 이합집산하고, 높은 당직을 차지하려 싸우는 일엔 관심이 없었어요. 현장에 찾아가 소외된 사람들의 하소연을 들어주는 데 관심이 있었죠. 자신들끼리 가슴 치며 통곡하던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준다고 했을 때 마음이 어땠을까요? 소외된 사람들의 친구가 되려고 노력했던 초선의원 노무현의 모습을 풀어내는 게 연극의 핵심이라 생각했어요. 


실제 무대에 오른 배우들은 이 연극을 어떻게 해석하고 공연을 준비했을까요.

세혁: 연극이 과거의 이야기에서 끝나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노동에 대한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니까요. 배우들이 연극 속 이야기가 실제 자신들이 겪는 이야기로 접근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척박한 연극 환경에선 배우들도 연기 활동만으로는 생계가 어려워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하거든요.

수현: 배우들 대부분이 80년대 후반의 기억이 없기 때문에 여러 사료를 보여주고, 읽게 하고, 그 당시 영상을 찾아 보며 연습했어요. 지금의 노동 상황과 다른 그 당시를 이해하기 위해 많은 공부가 필요했죠.  놀라운 부분은 배배우들도 공연하며서 조금씩 발전하고, 점점 극 중 인물이 되어갔어요. 어찌보면 배우들도 극을 통해 성장한 것이죠. 

세혁: 초선의원 노무현을 재연한 ‘최수호 의원’ 역을 맡은 두 배우는 부담이 엄청나게 컸어요. 대통령이 된 사람을 연기하지 말고 40대 초반에 뜨겁게 좌충우돌했던 사람이 되라고 말해줬어요. 연기하는 순간만큼은 본인의 이야기로 생각할 수 있도록 많이 노력했죠. 

연극 ‘초선의원’ 공연 중 문송면 군과 이야기를 나누는 초선의원 최수호


극에는 이석규 열사, 문송면 군 실제 역사 속 인물들의 이름이 나와요

세혁: 이분들의 실명을 쓴 건 오수현 대표의 의견이었어요. 노무현 변호사는 최수호 변호사로 바꾸는 등 다른 사람들은 모두 새로운 이름을 만들었는데, 이분들의 이름만큼은 실명을 쓰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수현: 지금 일어나는 사건들이 그때와 이어져 있다는 걸 말해주고 싶었어요. 문송면 군이 수은중독으로 세상을 떠났을 때가 17살이었어요. 어린 나이에 서울에 올라와 공장 노동자가 되고, 거기서 두 달 만에 수은 중독에 걸린 거예요. 지금도 이런 삶은 계속되고 있어요. 전동차가 다니는 스크린도어 안쪽에, 석탄을 옮기는 컨베이어벨트에 들어간 건 모두 청년이었어요.

세혁: 청년 노동자 한 분이 공연을 보러 왔는데, 이분이 ‘지금 우리를 위해 이렇게 발 벗고 나서주는 국회의원이 한 명만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해주더라고요. 1988년 초선의원 노무현이 2022년의 청년노동자와 함께하는 사람으로 돌아오게 된 거예요. 다시 동시대성을 갖게 된 거죠. 저에게 이번 연극을 만들며 가장 큰 의미로 다가온 말이었어요.

이번 연극을 만들며 명확하게 든 생각은 잊힌 사람들의 이름을 불러주는 건 큰 의미가 있다는 거예요. 이석규 열사, 문송면 군, 노무현 대통령까지. 시간이 흐를수록 이들은 점점 사료 속의 이름이 되겠죠. 과거의 기억에 머물러 있는 인물들을 지금 시대로 끌어오는 작업을 계속해보고 싶어요. 앞으로도 몇몇 인물을 더 소개할 계획이에요. 예를 들면 전태일·박종철 열사 같은 분들을 말이죠.

연극을 만들며 노무현 대통령의 목소리를 많이 들었을 텐데요. 두 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노무현 대통령의 말은 무엇일까요?

수현: 저는 ‘사람사는세상’이란 말이 제일 좋죠. 노무현 대통령이 꿈꿨던 세상이기도 하니까요. 사람사는세상은 어쩌면 가장 만들기 쉬운 세상일수도 있는데, 아직까지도 되지 못했어요. 모든 사람이 사람사는세상을 위해 올바른 길을 찾고, 움직이고 힘을 합친다면 점점 빨리 다가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사람사는세상을 만드는 삶을 이어가려고요.

세혁: 저는 ‘실패’라는 단어가 마음에 와닿아요. 자서전 등 노무현 대통령의 글을 보면 계속 ‘실패했다’는 말이 나와요. 보통 사람이 자신이 실패했다, 틀렸다는 걸 인정하지 않잖아요. 노무현 대통령은 계속해서 자기 삶을 되돌아본 거죠. 그리고 실패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 방향을 바꿔 뜨겁게 달려간 거예요. 저도 살면서 자신에 대해 인정하는 게 가장 어려운데, 노무현 대통령의 삶을 되뇌면서 내 실패도 잘 인정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마지막 질문이에요. 올가을이면 서울 종로에 노무현시민센터가 문을 열어요. 이곳에서 ‘초선의원’도 공연될 예정인데, 독자님께 초대의 말을 해준다면?

수현: 연극은 배우와 관객이 함께 호흡하는 장르에요. 서로 마주 보고 배우의 땀방울, 숨소리를 직접 보고 들을 수 있죠. 그만큼 관객들이 배우의 연기를 더 빠르고 크게 흡수할 수 있어요. ‘초선의원’ 속 최수호 변호사와 함께 호흡하고 그가 처한 상황을 함께 느껴주셨으면 좋겠어요.

세혁: 맞아요. 공연하는 배우들도 처음에는 노무현이라는 사람을 우러러보는 수준이었다가 연습을 하면서 점점 이분을 사랑하게 되었어요. 그런 사람의 이야기를 무대에서 펼치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와서 사랑해 주니까 본인들도 큰 보람을 느꼈다고 해요. 하루 24시간 중 2시간 정도만 함께 나눠도 나머지 일주일을 살아갈 기운이 생길 거예요. 저도 그래서 20년 동안 연극을 만들고 있고요. 저와, 배우들과 좋은 기운을 나누기 위해 꼭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0 / 1000
  • 인생공연 기획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2022.8.5. 20:13
  • 봉하에서도 기대하겠습니다????

    2022.8.2. 20:26
  • 시민센터에서 공연 기대하겠습니다.

    2022.7.28. 08:33
  • 너무 기대가 되네요. 꼭 보고 싶어요.

    2022.7.28.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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