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소식
[후원스토리] 사람사는세상을 만드는 특별한 숫자 ‘150,207’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시민센터 건립 모금 캠페인의 첫 후원자 이선주·김미경 후원회원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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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많은 분들의 따뜻한 응원과 관심 속에서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시민센터 건립 모금 캠페인이 끝났습니다. 십시일반 소중한 마음을 보내주신 후원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이 이름으로 후원하고 싶어요.’
긴 여정을 완주한 요즘, 2019년 봄의 문턱에서 걸려온 한 통의 전화가 떠올랐습니다. 본격적인 모금캠페인 준비로 분주하던 후원사업팀에 용기를 전해준 목소리, 모금캠페인의 첫 후원자 이선주·김미경 후원회원님이었습니다. 희망의 첫 징검다리를 놓아준 그날의 기억을 기념하고자 미경님을 다시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Q. 미경 님, 또 뵙게 되었네요. 반갑습니다.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시민센터 건립 모금 캠페인의 첫 후원자이신데요. 혹시 알고 계셨나요?
A. 처음 알았어요. 제가 사실 아이 이름으로 여러 곳에 후원을 하고 있거든요. 그때도 이번엔 어느 단체에 후원을 할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마침 재단에서 온 계간지에 시민센터 소식을 보고 ‘어! 올해는 여기다!’ 하고 후원했어요.
Q. 자녀분이신 선주 양 이름으로 보내주신 후원금이 150,207원이었어요. 이유가 있을까요?
A. 선주 생일이 2015년 2월 7일이거든요. 매년 생일날마다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곳에 ‘150,207원’을 선주 이름으로 기부하고 있어요.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좀 더 따뜻했으면 하는 소망과 선주가 의미 있는 일에 함께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이죠. 저는 선주에게 주식증서 보단 후원증서가 더 값진 무게라는 걸 알려주고 싶어요. 아이들은 경험을 통해 그 의미를 배울 테니까요.
Q. 의미 있는 금액이었네요. 혹시 선주 양이 본인 이름으로 후원이 이루어진 건 알고 있나요?
A. 네, 당연히 알고 있죠. 집에 선주 이름이 새겨진 후원증서도 있고, 재단 달력이나 스티커 등이 눈에 보이는 곳곳에 있거든요. 언젠가부터 우리나라에 자꾸 왕이 있냐고 물어요. 그래서 왕은 없고, 국민들이 권한을 위임할 사람을 대표자로 뽑는데 그 사람이 바로 대통령이다. 이 정도로 설명을 해주었더니 이제 대통령이라는 사람에 대해 어렴풋이 아는 거 같아요. 노무현 대통령이나, 시민센터에 대해선 아직은 잘 몰라요. 하지만 엄마가 좋아하는 ‘엄마의 대통령’, 그리고 그 사람의 이름이 들어간 공간을 짓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거 같아요.
Q. 평소에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해주셨나 봐요. 선주 양과 같은 우리 아이들이 앞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어떻게 기억하길 바라시나요?
A.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중 노무현 대통령이 가장 서민적이고,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해 헌신하신 분이라 생각해요. 사실 요즘 뉴스만 보면 같은 어른으로서 부끄러운 순간들이 참 많아요. 그래도 우리 아이들이 세상엔 그런 어른들만 있는 게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처럼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노력했던 어른이 있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노무현재단을 통해 그 뜻을 이어가려는 좋은 어른들도 많다는 것도요.
Q. 아이들에 대한 얘기를 하다 보니 선주 양이 어떤 친구인지도 궁금해요.
A. 선주는 되게 밝고 활발한 친구예요. 꿈도 많고요. 예전에 저희 회사에서 쓰레기 줍기 캠페인을 한 적이 있어요. 당시에 선주랑 같이 쓰레기를 줍고 다녔거든요. 그때 이후로 아이가 환경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길가에 쓰레기 버리는 사람 제일 싫어하고요.(웃음) 그러더니 한동안 환경 운동가가 되겠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또 최근에 바뀌었어요. 이번에 미용실을 갔는데 거기 미용실 선생님이 카리스마 있으셨거든요. 그 모습이 엄청 인상 깊었나 봐요. 그래서 요즘 꿈은 그 미용실 선생님처럼 멋진 스타일리스트가 되는 거예요. 그만큼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호기심도 강하고 활동성이 넘치는 친구죠.
Q. 듣기만 해도 너무 밝고 유쾌한 거 같아요. 이렇게 생기발랄한 선주 양이 어떤 어른으로 자랐으면 하시나요?
A. 사람과 자연을 귀하게 여길 줄 알고 자신한테 친절한 사람이었으면 해요. 특히 자신에게 친절하게 행동하는 건 어른인 우리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저 역시도 늘 스스로에게 엄격했던 거 같거든요. 그러다 최근에 책을 읽었는데, ‘자신에게 친절한 게 최고의 친절이다’ 이런 말이 있더라고요. 그게 너무 와 닿았어요. 다른 사람과 잘 지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에게 친절하고 스스로를 사랑할 줄 알아야 그 힘으로 다른 이도 포용할 줄 아는 사람이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선주 이름 뜻이 베풀 선(宣), 두루 주(周) 에요. 이름처럼 자신과 세상에 따뜻한 온기를 베푸는 사람이길 바라요.
Q. 사람과 세상에 대한 미경 님의 깊은 마음이 느껴져요. 미경 님이 생각하는 ‘사람사는세상’은 무엇인가요?
A. 제가 기업에서 사회공헌 업무를 맡고 있는데요. 이 일을 하다 보면 인간이란 존재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어요. 인간은 정말 존엄한 존재인데 사회 구조 속에서 하나의 수단으로 소모되고, 그 과정에서 또 서로 상처 주면서 서로를 품지 못하는 사회가 되어 가는 거 같거든요. 저희 동네에 공동육아처럼 아이들을 함께 돌봐주는 문화가 있어요. 내 아이를 타인에게 맡긴다는 건 정말 서로에 대한 온전한 신뢰가 있어야 가능한 거잖아요? 전 이런 문화가 우리가 지향해야 할 사회상이라고 생각해요. 개개인의 소중함과 가치가 인정받고, 그것을 기반으로 서로에 대한 믿음이 형성된 사회요. 그렇게 서슴없이 서로에게 손을 내밀 수 있는 사회가 사람 사는 세상 아닐까요?
이선주·김미경 후원회원님의 후원을 시작으로 약 991일(2019.04.15.~2021.12.31)동안 달려온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시민센터 건립 모금 캠페인이 2021년 12월 31일 종료되었습니다. 2만 3천여명의 시민 여러분이 함께해주셨고, *72억여원의후원금이 모금되었습니다. 노무현시민센터 건립을 위해 마음을 모아주신 모든 분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노무현시민센터 후원자분들은 나이도, 성별도, 사연도 모두 다릅니다. 하지만 사람사는세상을 꿈꾸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마음 하나는 같습니다. 그 간절한 마음을 알기에 감사하면서도 어깨가 무겁습니다. 더 잘해야겠다는 막중한 책임감 때문입니다. 하지만 늘 그랬듯 깨어있는 시민 여러분과 함께라면 모두 가능할 것이라 믿습니다.
노무현시민센터는 시민 모두의 공간입니다. 앞으로 모든 시민이 모여 더 나은 민주주의를 만들어가는 여정을 함께 고민하고 실천해보는 공간으로 사용될 것입니다.
2022년 재단은 시민의 가치가 온전히 담긴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시민센터에서 따뜻한 가슴과 열린 마음으로 깨어있는 시민 여러분을 기다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상기 모금액은 노무현시민센터 건립 기부금 외 사업 지정 후원회비 등을 포함한 약정액입니다. (2021년 12월31일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