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재단소식

"노무현 대통령의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한 시기" | 문정인 추도사

by노무현재단 · 2025.5.28. 11:26

공유하기

 


 

 

어느덧 열여섯 해가 지났습니다. 대통령님이 그립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그립습니다. 지난겨울 저희는 12·3 비상계엄이라는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절체절명의 민주주의 위기였습니다. 그러나 대통령님께서 생전에 강조하시던 '깨어있는 시민', '용기 있는 정치인'들이 이를 막아내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켜냈습니다.

 

대통령님,우리는 복합위기라는 태풍의 한복판에 서 있습니다. 그렇게 노심초사하며 만들어 왔던 평화는 사라지고, 민생 경제는 위태롭기만 합니다. 온갖 정쟁으로 나라는 더욱 분열되어 가고 있습니다. 대통령님의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합니다. 대통령님께서는 50년 100년을 바라보는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지도자셨습니다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 시대' 구상은 지금 보아도 흠잡을 수 없는 탁월한 비전이었습니다. "꿈이 역사를 만든다."는 대통령님의 말씀이 아직도 생생히 남아 있습니다. 대통령님께서는 국익과 원칙을 절묘하게 조화시킬 줄 아시는 지도자셨습니다. 내키지 않으셨던 이라크 파병 결정을 통해 북한 핵 문제의 평화적 타결이라는 외교적 출구를 마련하셨습니다.

 

엄청난 국내 정치적 반대에도 한미 FTA 체결이라는 결단을 통해 번영의 토대를 만들기도 하셨습니다. 대통령님은 상식과 순리를 강조하는 지도자셨습니다. 전시 작전통제권 없는 나라와 군이 어찌 정상적일 수 있느냐고 비판하시며 전작권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했습니다.

 

2005년 2월 22일 일본 시마네현 의회가 중앙정부의 묵인 아래 '다케시마의 날' 조례를 통과시키자 대통령님께서는 일본과 외교전쟁을 선포하셨습니다. 일부 각료들이 일본과의 교류를 전면적으로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을 때, 대통령님께서는 "문제는 일본의 보수 우익 정치인들이지, 일반 일본 시민들이 아니지 않은가. 그들과의 교류 협력을 더 강화해야 한일관계를 개선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대통령님께서는 '역지사지' 외교의 중요성을 잘 아시는 지도자셨습니다. "상호 존재를 인정해야 대화를 할 수 있고, 대화를 통해서만 갈등과 대립을 평화적으로 타결할 수 있다."고 설파하셨습니다. 2007년 10‧4 남북공동선언은 바로 그런 전략적 공감 외교의 결실이었습니다.

 

이제 며칠 있으면 대통령 선거가 다가옵니다. 아무쪼록 대통령님처럼 미래 비전을 제시할 줄 알고, 국익과 원칙, 상식과 순리, 그리고 역지사지에 기초하여 공존과 상생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그런 지도자가 나올 수 있도록 잘 이끌어 주시길 바랍니다. 

 

항상 고마운 마음,사랑하는 마음입니다. 

대통령님이 몹시 그립습니다. 

 

2025년 5월 23일 

문정인

 

 

0 / 1000
QR카드
페이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