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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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30일 토요일, 숨막히는 더위 속에서도 봉하마을은 따뜻한 노란빛으로 가득 찼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생신을 기념하는 2025 봉하음악회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모여, 한여름 밤을 음악과 그리움으로 채워나갔습니다. 현장에는 3,500명의 시민들이 함께했고, 실시간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1,100명도 동참하며, 오프라인과 온라인 모두에서 하나 되는 감동의 밤이 펼쳐졌습니다.


뜨거운 봉하, 뜨거운 마음
올해 음악회는 그 어느 해보다도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와 연대가 두드러졌습니다. 뜨거운 햇살을 피해 양산과 모자를 챙겨온 시민들, 저녁 벌레를 막기 위해 버그 스프레이를 준비한 사람들, 가족 단위로 돗자리를 펴고 잔디 위에 앉아 환하게 웃던 모습까지 모두가 하나의 풍경처럼 어우러졌습니다. 특히, 올해의 드레스코드였던 노란 응원봉은 음악회 전체를 하나의 퍼포먼스로 확장시켰습니다. 피크닉존에서는 시민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민주주의를 노래하고 기억했습니다.








무대 위의 울림, 기억의 선율
공연은 2025 봉하 유스밴드 뮤직 페스타 대학부 우승팀 ‘아모크’의 〈벌바람〉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어 청소년부 우승팀 ‘페이션트’의 〈스물다섯, 스물하나〉, 〈시퍼런 봄〉이 청춘의 에너지를 무대 위에 쏟아냈습니다. 이후 김해시립가야금단, 권나무, 하림과 패치워크로드의 무대가 봉하의 밤을 더욱 깊게 물들였습니다. 특히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 ‘밴드 아프리카’의 〈어머니〉에서는 많은 시민들이 자리에서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르며 깊은 울림을 나누었습니다.

시민들의 이야기, 다채로운 울림
올해 음악회는 그 자체로 사람사는 세상을 보여주는 축제였습니다. 각자의 방식으로 이 자리에 모인 시민들의 목소리는, 무대 밖 또 다른 울림이 되었습니다.
“매년 봉하에 옵니다. 추도식이든 음악회든, 좋고 슬픈 마음을 다 안고요. 늘 대통령님을 뵙고 싶은 마음에 이 자리를 찾습니다.”
- 정금석 님(자원봉사자, 부산 사상구)
“벌써 3년째예요. 첫해에는 봉사자로 왔고, 둘째 해엔 관객으로, 그리고 올해도 다시 봉사자로 참여했어요. 그때마다 아이들과 함께였고, 가족 모두가 이 자리에 와서 대통령님을 기억했어요.”
-안진숙 님(자원봉사자, 김해 장유)
“저는… 그냥, 늘 대통령님이 보고 싶습니다. 그 말밖에는요.”
- 신을주(후원회원, 서울)
“올 때마다 마음속에 이런 생각이 들어요. ‘이번이 마지막이면 어쩌지...’ 언제까지 함께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오늘처럼 대통령님의 79번째 생신을 기념하며, 꼭 100번째 생신까지도 이 자리에 있고 싶어요.”
- 산따라 동호회(후원회원, 산악회)

그리움과 희망 사이에서, 우리가 부른 노래
2025 봉하음악회는 음악이라는 언어로 노무현 대통령을 기억하고, 시민이라는 이름으로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강물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그분의 말처럼, 민주주의는 오늘도 흐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강물의 한 줄기로 이 자리에 함께 있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삶과 목소리를 따라 걷는 이 길 위에, 내년에도, 그다음 해에도, 시민들의 노란 물결이 계속 이어지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