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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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남대가 국민의 품으로 돌아온 지 23년이 흘렀습니다. 이곳은 대청호와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역대 대통령들이 휴식을 위해 찾던 공간이었습니다. ‘남쪽의 청와대’라는 이름처럼, 청남대는 철저히 통제된 권력의 공간이었고 국민에게는 닿을 수 없는 장소였습니다. 그러나 2003년 4월 18일, 그 공간의 성격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청남대의 열쇠를 직접 충북도지사에게 전달하며 이곳을 국민께 돌려주었습니다. 대통령 전용 별장을 개방한 것은 단순한 시설 개방이 아니라, 권력의 공간을 국민에게 돌려드린 결정이었습니다.
저는 이 청남대를 어제 오후에 처음 와봤습니다. 참 좋습니다.
정말 제가 어제 처음 봤길래 이걸 제가 돌려드린다고 선뜻했지, 진작 봤더라면 못할 뻔했습니다.
여러분들에게 정말 소중한 재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혼자 갖고 싶을 만큼 탐이 나면 여러분들 모두 함께 갖고 싶은 마음이 오죽하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이 아름다운 곳이 여러분들이 함께 출입하고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바뀐다는 것에 대해서 여러분께 축하하고 싶습니다.
이곳을 여러분들이 가지고 또 여러분들의 결정에 따라서 이곳이 이용된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청남대가 생길 때 국민의 원성을 사면서 시작했고 원성 가운데 출발했기 때문에,
아무리 아름답고 귀한 곳이라도 결국 우리가 함께 승인하고 기꺼이 인정할 수 있는 시설이 아니라 그냥 원성의 표적이 돼 버린 것입니다.
시작이 그러하므로, 설사 대통령에게 이와 같은 시설이 꼭 필요하다고 할지라도 그 민권 회복의 상징으로 의미가 큰 것이지만,
이해관계가 적절하게 조절될 줄 아는 합리적인 사회로 점차 변화해 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청남대를 개방하고 한 것이 새로운 또 발전의 계기가 되고,
첫 출발이 될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 2003년 4월 18일, 청남대 반환 행사에서 노무현 대통령 발언 중
청남대는 이제 누구나 찾을 수 있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산책과 휴식의 장소를 넘어 문화·전시·교육 프로그램이 이어지는 공공의 장소로 변화해 왔습니다. 이 모든 변화는 특권을 내려놓고, 공간을 국민에게 돌려주었던 노무현 대통령의 선택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후에도 용산기지 공원화 선포(2006), 경복궁 신무문·집옥재 개방(2006), 북악산 전면 개방(2007) 등 닫혀 있던 권력의 공간을 국민의 공간으로 바꾸는 결정을 이어갔습니다. 그 선택들은 23년의 시간을 지나 권위주의를 넘어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길을 넓힌 장면으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