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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센터 새소식

[후원회원과 함께 읽기] 나를 알아가는 북클럽 참여 후기

by정유성/박경은/장윤호 · 2021.8.6.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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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알아가는 북클럽]의 진행자 '정유성'회원님의 후기

 

수다는 나의 힘!이라고 생각하는 내게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힘든 점은 사람들을 마음껏 만나지 못하고 그로 인한 수다의 기회가 점점 줄어든다는 것이었다. 이 기간 동안 멀어진 책과 다시 친해질 기회를 가지려고 했었다. 하지만 재미있는 책을 읽어도 그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없어서 금세 흥미를 잃어갔었다. 마침 그때, 독서모임 진행자 과정에 참여하게 되었고, 이 과정이 끝나면 책 좋아하는 동네 친구를 만들어 책 관련 수다를 마음껏 떨어보는 야심도 가지게 되었다. 과정이 끝나갈 무렵, 재단 회원들과 실제 독서모임을 운영해 볼 기회가 있다고 해서 얼마나 기쁘던지! 의욕이 넘치던 나는 뒷일을 생각하지 않고 일단 무조건 참여하겠다고 손을 번쩍 들게 되었다.

 

후원회원과 함께 읽기 독서모임에서 책을 통해 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가져보고 싶었다. 내 이름, 내 몸, 내 생각에 대한 이야기를 참여자들이 마구 풀어놓으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 내 이름은 김삼순, 마녀체력, 우리 몸이 세계라면,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네 권을 책을 선정하여, 독서모임 제안을 드렸다. 이왕이면 얼굴을 마주 보고 이야기를 하는 기회를 가졌으면 해서 4명의 적은 인원으로 시작하게 되었다내 이름은 김삼순을 통해서는 각자의 이름에 얽힌 이야기와 이름으로 구별되는 사회적 자아에 대해서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다마녀체력을 통해서는 현재 집중하고 있는 운동과 살아가는 과정 속에서 해왔던 연습과 노력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 몸이 세계라면을 통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의학적 상식 혹은 지식이 어떻게 왜곡되는지와 이에 대해 우리가 대비할 수 있는 노력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깊이 논의해 봤다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를 통해서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풀리지 않는 의문을 해결해 보고자 노력해 봤다.

 

송화님과 경은님의 적극적인 참여 덕분에 토요일 오전 2시간 동안 흥미진진하면서도 철학적이고 깊이 있는 이야기를 알차게 나누었다. 그러면서 스스로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도 많이 가질 수 있었다. 이런 소중한 책 수다를 떨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신 노무현재단과 함께 참여해 주신 회원님, 감사합니다책을 통한 수다를 통해 사람의 향기를 찐하게 느낄 수 있었다. 이런 기회가 다시 주어진다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 보고 싶다

첫모임.png


 

[나를 알아가는 북클럽]의 참가자 '박경은'님의 후기 

 

5월의 어느 평범한 날, 유튜브를 보다 노무현재단에서 올라온 공지를 보았다. 시민독서모임-후원회원과 함께 읽기. 자석 같은 이끌림으로 재단 홈페이지에 들어가 내가 참여할 수 있는 모임이 있는지 꼼꼼히 살펴보았다. ‘음~~ 직장인이라 오전은 안 되겠다’, ‘오~ 읽기와 글쓰기라~ 완전 끌리긴 한데…… . 평일 저녁에 줌으로 하면 엄청 많이 피곤하겠지? 글쓰기 숙제는 또 어떻고? 이 모임은 잠시 보류’. ‘보자! 온·오프라인 모임에, 독서 리스트도 그리 어렵지 않은 것 같고, 토요일 오전이면 괜찮지 않을까? 재단 회원들만 모이는 것이니 생판 모르는 사람들이긴 해도 안전한 사람들이기도 하니 이게 좋겠다’. 그날 바로 신청과 함께 회비를 납부했다. 나는 2번째 모임 참가자가 되었다.


내 이름은 김삼순. 도서관에서 쉽게 대여할 수 있을 거라 여겼다. 근데 내가 사는 경기도 안양의 모든 시립도서관에는 DVD만 있고 도서는 없었다. 드라마도 보지 않은 나는 첫 모임부터 불량 회원이 될 지경이라 여기저기 폭풍 검색을 통해 직장 근처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모임 일주일 전에 도서를 구할 수 있었다. 코로나 이후 줌(Zoom비대면 화상회의)은 익숙해진 하나의 모임 방식이 되었지만, 처음 만나는 낯선 사람들과 책을 매개로 이야기를 주고받은 다는 것은 또 다른 낯섦이었다. 화면 너머로 보이는 사람들의 얼굴과 목소리, 그들의 표정과 몸짓, 배경이 아주 가깝게 느끼면서도 서로가 서로에게서 떨어져 있는 물리적 거리만큼 아주 멀게도 느껴져 내 미소는 어쩐지 어색하고 미세하게 떨리며 전하는 나의 말들은 허공을 맴돌며 여기저기 부딪혀 끊기고 이어지기를 반복하며 헤매는 듯했다. 

모임을 마치고 온전히 전하지 못한 아쉬움과 불충분했던 답에 대한 더 구체적이고 선명한 기억들이 떠올라 이름에 얽힌 추억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마녀체력. 오후에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는 맑지도 흐리지도 않는 토요일 오전 첫 오프모임이 있었다. 책은 모임을 신청한 주에 도서관에서 빌려 미리 읽었고 정리도 했다. 주말의 4호선은 객차 안의 여유 그대로 막힘없이 순조롭게 날아 이르지도 늦지도 않게 목적지로 나를 실어 날랐다. 출구 앞에 도착하니 비를 맞고 걷기도, 우산을 펴고 가기도 성가신 딱 그만큼의 비가 보슬보슬 내리고 있었다. 우리만을 위해 준비된 독립된 공간. 나무색을 살린 테이블과 의자, 마주 앉은 우리, 샌드위치와 따뜻한 차, 창밖으로 내리는 비, 두 번째 만남은 낯익음과 낯섦 사이에서 익숙한 듯 서툶 사이를 오가며 그렇게 천천히 흘러갔다.


우리 몸이 세계라면. 좋은 책이다. 양장본의 책을 처음 잡았을 때는 어려우면 어떻게 하나 지레 겁을 먹었는데 그의 글을 읽어가는 동안 그것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음을 알았다. 글 속에서 만나는 작가는 각 주제를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잘 풀어주었고, 마주하는 대상에 대한 시선이 따스하게 느껴져 이런 의사가, 이런 연구자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꾸준히 책을 읽으려 노력하는 한 사람으로 좋은 책은 어느 때든 만나게 되겠지만 시민독서모임이 아니었다면 어쩌면 지금이 아닌 다음을 기다려야 했을지 모른다. 이 모임에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선택하지 않았을 책을, 혹은 좀 더 나중에 만났을 수도 있었을 책을 만나는 기쁨을 누렸고, 무엇보다 함께 읽어서 힘이 나고 즐겁게 북수다를 떨 수 있었다.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마지막 모임이다. 재단 사무실에서 피날레를 장식하려던 애초의 계획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로 무산되었지만, 이제껏 참여하지 못했던 회원님이 참석하신다고 하시니 이 또한 특별한 마무리가 아닐까. 하지만 4주간 함께 했던 회원들만의 풍성한 감사와 아쉬움을 나누는 시간으로 매듭지어졌다. 어쩌면 이게 가장 자연스러운 결말이었는지도. 나를 알아가고 타인을 이해하는 시간으로 채워졌는지는 참여한 저마다의 그릇에 따라 다르겠지만, 인간이라는 대단히 복잡하고 불가사의한 소우주를 탐험하는 것을 멈추지 말아야겠다고, 꾸준히 책과 관련한 모임에 접속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세상에 있는 모든 지식을 다 알 수도 없고, 읽어도 읽어도 읽지 못한 책이 더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이 있으니 읽고, 정리하고 나누는 과정에서 얻게 되는 선물들이다. 느꼈던 감정들과 떠오른 생각들, 던졌던 질문들과 곱씹으며 채웠던 마음의 조각들 하나하나가 엮여 오롯이 내 것이 되는 순간의 환희를 말이다. 두 달여의 시간 동안 서로 다른 내가 주고받은 것들 속에서 받았던 긍정과 이해의 몸짓들은 플러스 원이다. 오래도록 이 시간들을 간직하고 싶다. 언젠가 다시 만나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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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알아가는 북클럽]의 참가자 '장윤호'님의 후기 : ‘나를 알아가는 북클럽’에 한 번도 참여하지 못한 사람의 말도 안 되는 후기'


영상을 제작하고 기획하고 있던 나로서는 사회적 거리 두기의 격상과 기약을 알 수 없는 연장은 너무나 힘들고 지치고 있었던 때였다. 의도하지 않았던 잉여시간이 늘어남으로써 그동안 제목과 표지만 보고 사두었던 책들과 만남을 찾고 있었고 우리의 만남은 순항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많이 먹는다’라는 말이 있듯이 내 기대와는 달리 배는 출항하자마자 암초에 부딪혔다. 무능한 선장은 배의 엔진을 믿고 운전하려 하였지만 이미 좌초된 배가 좋은 파도를 만나 다시 바다로 나아가기엔 무리였다. 미안하지만 이미 승선한 책들을 뒤로하고 나는 정비하러 다시 항구로 돌아왔을 때 문득 실력이 좋기로 소문난 알릴 레오 북스라는 1등 항해사가 떠올랐다. 나는 버선발로 그를 맞이했고 그도 싫지 않았던지 이때까지 모든 노하우를 나에게 전수해 주었다. 그러나 뜻밖의 행운은 오래가지 않았다. 우리가 훈련을 29차시로 끝낼 즈음에 그는 돌연히 고향으로 돌아간다고 선언했다. 상상도 못 했던 그의 통보에 나는 매우 서운했다. 그 서운함도 잠시 나는 동경하던 어떤 사내의 발자취를 따랐다. 내가 좇던 건 기행이었던가. 아니면 내가 쫓던 건 나타샤였던가. 비슷한 자리에 앉아 그 모습을 그렸다. 그리는 마음은 조금이나마 같을까. 우리가 수십 차례 만날 때 그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깨어있는 사람들의 조직된 힘은 무엇일까. 떠난 그를 생각하며 다시 ‘잘할 수 있다’라는 다짐을 하며 배에 오를 때 항구 한편에 우뚝 선 옛 통제사 비각에 비친 초라한 내 모습에 뱉고 싶던 소리를 삼켰다. 흐르는 시간은 누구도 잡을 수 없었고 깊은 바다로 같이 나아가자는 선원들에게 약속을 지키지 못해 미안했다. 그렇게 내게 생겨버린 흰 바람벽은 아무 말도 할 수 없게 가로막았다. 또다시 불어올 소용돌이를 기다리며 나름대로 돛을 펴야겠다. 

참여정부에서 정보과학기술보좌관(2004~2006)을 지냈던 박기영 순천대학교 교수가 노무현 대통령의 이러한 과학 사랑을 책 『그가 꿈꿨던 혁신 성장』으로 써냈습니다. 박기영 교수는 “노무현 대통령은 과학기술 혁신을 통해 성장과 복지가 선순환되는 선진국을 만들고 싶어했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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